1월 말 현재 세상에서 가장 핫한 주식은 단연컨데 게임스탑(GME)일 것이다.
전 세계의 개미들과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가 엄청난 힘싸움을 하고 있는 주식이다.
개미들과 헤지펀드가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 이유에는 바로 '공매도'라는 제도가 있다.
갑작스런 폭등을 하게 된 게임스탑,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게임스탑이 어떤 주식인지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 다루지 않겠다.
확실한 것은 주가가 하루만에 140달러에서 320달러가 될 정도로 폭등했다는 것이다. 실적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펀더멘탈에 문제가 있는 주식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그런데 이 주식의 경우 주가의 폭등에 얽힌 좀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월가와 헤지펀드들이 이 주식을 상대로 엄청난 공매도 리포트를 쏟아낸 것이 폭등의 원인이었다.
공매도가 올바른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늘 논쟁이 있어왔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가상의 매물을 만들어서 매도한 후, 일정 시기 이후에 시장에 존재하는 매물을 사들이는 행위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을 팔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인데, 공매도는 상식을 벗어나는 제도임은 확실하다.
이런 비직관적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공매도는 오랜 기간 그 명맥을 유지해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버블 형성을 막는다는 것이었다.
매물을 발생시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순기능을 생각하면 존재해야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공매도가 설명하지 못하는 커다란 모순이 여러가지 있다.
우선 소수의 공매도가 아니라 다수의 공매도의 경우, 회사의 펀더멘탈에 따라 주가가 따라가도록 하는 순기능보다 그냥 주가를 억지로 억누를 수 있다는 비시장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만약 공매도로 무조건 돈을 벌고싶다면, 다수의 헤지펀드들이 협력해서 하나의 주식만 집중적으로 공매도하면 된다. 시장에 비정상적인 매물이 쏟아지면 당연히 주가를 억누를 수 밖에 없다.
GME의 경우도 이에 해당했다. 실존하는 시장 물량의 140%에 해당하는 공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테슬라는 실존 물량의 20% 정도가 공매도 물량인데, 이 정도의 공매도로도 테슬라는 휘청거린 과거가 있었다. 140%의 물량은 주가에 원자폭탄 수준의 타격을 준다.) 주가를 조작할 수 있을 정도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니, 공매도라는 칼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돈을 무조건 벌 수밖에 없었다.
듣기만 해도 실소가 나오는 조건인 "윤리적인" 공매도 사용은 이미 이 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다.(사실 지금까지 윤리적인 공매도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공매도의 모순 또 하나는, 공매도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개미들은 공매도를 할 수 없다. 인버스를 살 수는 있으나 그 것은 공매도와는 결이 다른 문제다.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공정하게 같은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인데, 공매도라는 무기가 대형 자본들에게만 들려져있으니 이 시장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것이다.
공매도와 같은 "비직관적이고 비상식적인" 파생상품들은 주식시장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위험하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파생상품들은 주식의 본질을 가리기 때문에(각종 어려운 용어와 시스템으로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당연히 파생상품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이는 버블 형성에 기여한다.) 시장 질서를 흐리게 한다.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주택시장에 대한 지나친 파생상품들이 판을 친 결과 애꿎은 서민들이 그 피해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서브 프라임의 주범들은 단 한명도 감옥으로 가지 않았고, 2020년 코로나로 인한 부양책으로 각종 증시가 미친듯이 상승하자 그들은 또다시 레버리지와 공매도를 통해 돈을 쓸어담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의 한 청년이 이를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
익명의 레딧 유저인 미국의 청년은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해 가족들과 지인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을 직접 경험했다. 그의 부모님은 늘 미래를 대비하는 성격이라 그는 굶지는 않았지만 매일 똑같은 음식으로 수 년을 연명했다고 한다.
이하는 해당 레딧유저의 레딧 글 번역 전문이다.
An Open Letter to Melvin Capital, CNBC, Boomers, and WSB
**Mods do not delete, this is important to me, please read** I was in my early teens during the '08 crisis. I vividly remember the...
reddit.com
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때 난 중학생이었음.
난 아직도 08년 월스트리트의 무모한 행동때문에 내 청소년기와 내 친척들, 그리고 지인들을 힘들게 했는지 기억함.
내 부모님은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서 항상 조금씩 저축하고 음식을 쌓아놓으셨음.
덕분에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을때 우리집을 잃진 않았지만
거의 1년동안 팬케잌 믹스랑, 분말 우유랑, 콩이랑 쌀로 버텨야 했지.
그 사건 이후 우리 부모님은 집 창고에 항상 음식을 쌓아놓으심.
나에게 가까운 내 친척들이랑 지인들은 안타깝께도 나처럼 운이 좋지 않았음.
내 이모는 우리집에 세들어 살면서 쥐꼬리만한 월세를 내면서 일자리를 찾느라 고생했음.
너네들은 학교급식 케챱으로 만든 토마토 수프가 어떤 맛인지 알아? 내 친구는 니들 덕분에 아주 잘 앎.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거의 1년후,
아버지가 겨우 우리 가정의 수익을 어느정도 괜찮게 했을때,
우리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음.
아버지는 자기 친구들을 고용해서 집안일을 도와주게 했어(일부러 돈을 줄려고).
그중에 한명은 우리집 손님실에 이상한 옷장을 직접 만들기도 했음.
다른 한명은 우리집 뒷뜰에 조경작업을 하셨고.
난 평생동안 우리 부모님을 자랑스러워 할꺼야, 왜냐면 내가 생각해도 우리집에 돈이 별로없을때도
정말 다급한 사람들을 도와줄 관심과 연민이 있으셨으니까.
To. 멜빈 케피탈(공매도 장본인)
니들은 내가 증오했던 그 모든걸 상징하는 놈들이야
니들 헤지펀드들은 시장을 조작하고 회사를 착취해서(공매도를 뜻하는듯)
돈을 버는 쓰레기들이지.
니들의 존재 자체가 나한텐 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때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아직도 벌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야.
그리고 니들의 법을 어기는 행위들, 불법 무차입 공매도,
그리고 최근 애프터장때의 시장조작행위를 보면
아직도 08년 때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뜻이지.
사실 니들이 교훈을 얻지 못하는건 당연해.
수백만명의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끔찍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너네들을 베일아웃 해줬으니까.
난 며칠전에 주식을 구입했어.
난 내가 모은 모든 자산을 GME에 쏟아부었고,
내 월세를 신용카드로 내고, 월세낼 돈으로 GME를 더 샀어. (이런 행위는WSB 유저들한테는 추천하지 않음)
그리고 난 홀딩중이야.
이건 나, 그리고 다른 수백만명한테 개인적인 문제야.
니들이 애프터장때 주가를 $120으로 떨어뜨려도 난 안팔아.
니들이 레딧봇으로 선동해도 난 홀딩할꺼야.
니들이 메인스트림 미디어로 아무리 우리들을 나쁘게 표현해도 난 상관안해.
난 니들한테 최대한의 고통을 줄꺼거든.
한 청년의 실패할지도 모르는 GME 홀딩 소식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소문에 의하면 GME의 단가가 200$ 위로 유지될 경우 수많은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손실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도산을 해야하는 것 같다.
그렇게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GME는 개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320달러까지 상승하는데 성공한다. 물론 개미들이라는 존재는 단결된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눈치를 보면서 GME를 팔아치울 것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때 나는 8살이었고,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20살이 넘은 지금, 그때의 일들의 여파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각종 회사들의 줄도산, 구조조정... 12년이 지난 지금도 비정규직과 좁아진 취업문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주범들은 아직도 헤지펀드에서 수억수조달러를 굴리며 돈을 쓸어담고 있다.
이제 단죄를 할 때가 되었다. 나는 오늘 밤 GME를 매수할 생각이다. 물론 내 시드머니는 정말 작기 때문에 대세에 큰 지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뭐라도 하고 싶다.
이 글을 읽고 GME 사태에 대해 알게 된 사람이 있다면, 이 운동에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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