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프랑스 GP가 막스 베르스타펜의 마지막 랩 추월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레드불 혼다는 베르스타펜 말고도 페레즈 또한 3위에 올려놓으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반면 메르세데스는 해밀턴 2위, 보타스는 4위를 기록하며, 시가지 서킷에서 고전한 이후 일반 서킷에 돌아와서도 레드불에 설욕을 실패했다.
이제 GP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서 느낀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스페인 GP 데자뷰
이번 프랑스 GP의 내용을 한 줄 요약하라면, "스페인 GP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스페인GP의 승자는 메르세데스였지만, 이번에는 승자가 레드불이다.
프랑스 GP가 열리기 이전 폴 리카르 서킷은 서킷 재포장 공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타이어 마모가 이전보다 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F1의 타이어 컴파운드 선정은 무난한(하지만 사실은 무난하지 않았던...) C2. C3, C4로 되었다.
대부분의 팀이 C3 미디움 타이어로 스타트를 끊었고 원스톱을 위한 C2 하드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레이스를 진행했다.
그런데 명색이 하드 타이어인데, 마모가 장난 아니게 심했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 중에 타이어 수명 관리의 어려움을 엔지니어에게 화풀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맥스 베르스타펜은 하드 타이어를 끼고도 14랩만에 다시 피트인을 해서 C3 미디움 타이어로 갈아끼웠다.
해밀턴과 메르세데스는 자신들의 C2 하드 타이어의 수명에 대해서 긴가민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원스탑 전략을 유지했다.
그리고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해밀턴의 타이어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걸레짝이 되었고 베르스타펜의 타이어는 투스탑을 했기 때문에 경기 후반까지 수명이 남아있었다.
스페인GP에서는 베르스타펜인 원스탑을, 해밀턴이 투스탑을 했고 해밀턴이 싱싱한 타이어를 이용해 경기 후반부 역전에 성공했던 것에서 정확히 선수들의 입장만 달라진 경기가 프랑스 GP에서 일어났다.
FIA와 피렐리는 지속적으로 F1 타이어의 수명을 줄여왔다. 경기 도중의 변수를 늘려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2020년 GP들을 되돌아보면, 일부 팀들이 가끔 타이어 수명 관리에 실수를 해서 투스탑을 한 것 말고는 대부분의 팀들이 매우 수월하게 원스탑을 실행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F1팀들의 뛰어난 적응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2021년 FIA와 피렐리는 안그래도 작살난 타이어의 기대수명을 더 작살내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예년처럼 원스탑을 하려고 했던 F1팀들은 생각보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빡빡해지는 타이어 수명에 당황을 하고 페이스를 많이 늦춰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이 상황을 눈치까고 빠르게 투스탑을 결정하는 팀이 계속 승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모든 팀들과 선수들이 FIA와 피렐리에게 항의할 정도로 타이어 수명 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가운데,
FIA의 입장은
"꼬우면 투스탑하고, 원스탑할꺼면 타이어 터질까 벌벌 떨면서 해~."
인 것 같다.
일단 현 상황은 FIA가 원하는 황금밸런스 상황인 것이 확실하다. 선두권 경쟁을 하는 팀들이 원스탑과 투스탑 사이에서 어떤 것이 확실히 우월한지 결정하지 못하는 이 상황 말이다.
각 팀의 엔지니어들의 전략 싸움을 볼 수 있고, 싱싱한 타이어를 가진 선수가 죽어가는 타이어를 가진 선수를 서서히 따라잡으며 압박하고 결국은 추월하느냐 마느냐 긴박한 싸움을 볼 수 있기에 F1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장 사람들 반응만 봐도 프랑스 GP는 역대급으로 재미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타이어 수명과 계속 줄어드는 갭 타이머를 보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
물론 선수들과 팀들은 울상일 것이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원스탑을 해서 편하게 승리하고 싶은데 타이어 수명이 받쳐주지 못하니 말이다.
하지만 갈수록 노잼화되어간다는 우려가 나오던 F1에 원스탑, 투스탑 전략 사이 선택이 강요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정말 재미있을것이다. 결국 모든 스포츠는 팬이 있어야 존재하는 법이니, 타이어 수명을 조지는 FIA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선수들과 팀들은 그만 찡찡대고 매 트랙마다 원스탑이냐 투스탑이냐 머리를 싸매며 전략 싸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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