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택은 한 팀의 두 머신이 동시에 피트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왜 더블스택을 하는가?
F1 머신들은 한 그랑프리를 달리면서 반드시 한 번은 피트로 들어와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피트로 들어올 때에도 속도 제한이 있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에도 시간이 소비되므로 시간 낭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각 팀은 피트인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맨날 머리를 싸맨다.
그래서 F1 사람들은 좋은 수를 하나 떠올렸다. 세이프티카 상황에 피트인을 하는 것이다.
세이프티카로 인해 속도가 제한되어 랩타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차피 차 속도 느릴 때에 피트인을 하면 개꿀이니까
상대적으로 시간손해를 덜 보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세이프티카 상황에 피트인을 하는 것이 이득은 아니지만(F1의 세계는 복잡하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안하면 본인만 손해’인 상황이 나온다. 특히 레이싱 초중반부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런 초중반 레이싱 상황에는 각 차들의 간격이 심하게 벌어져있지 않고, 당연히 같은 팀 차들도 가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F1은 드라이버의 실력보단 머신의 성능이 더 중요시되는 경향이 있으니까. 같은 팀 머신은 비슷한 순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머신만 피트인하고 한 머신은 나중에 해준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둘 다 해줘야지.
이럴 때 피트 크루들은 드라이버 둘 다 피트로 들어오라고 지시한다. 이 상황이 더블스택이다.
보통은 각 드라이버마다 따로따로 피트에 들어오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많지만,
이 더블스택의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세이프티카 상황 때문에 급하게 두개의 머신에 대한 피트인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잔실수들이 많아지고, 뒷차의 경우 상당한 시간 손해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1. 순식간에 머신 두 대를 위한 타이어 8개를 준비해야 하므로 피트 크루들이 정신이 없다.
무게도 무겁고,
보온을 위해 주머니에 담긴 타이어를 꺼내는거도 힘들고,
운반도 어려워서 타이어가 제 때 마련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머신은 피트인을 했는데 타이어가 준비가 안돼서 머신이 멀뚱히 서있어야한다.
이러면 그 팀은 피트크루의 실수 때문에 폭망하는 거다.
2. 먼저 들어오는 머신의 경우 큰 문제 없이 지나가지만, 두번째로 들어오는 머신은 시간 손해를 많이 보게 된다.
피트 크루들은 첫번째 머신의 타이어를 교체하면서, 두번째로 들어올 머신의 타이어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면 불과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타이어 16개(기존 타이어 8개 + 새삥 타이어 8개)를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앞차는 그냥 교체하고 바로 출발하면 되는데, 뒤차는 앞차 나가는거 확인하며 더욱 감속해서 들어와야 한다.
게다가 피트크루들은 앞차 타이어 치워야하고 뒤차 타이어 가져와야하고…. 힘들어 죽는다.
3. 그리고 초중반에 다수의 팀들이 더블스택을 하는 경우, 피트에 머신들이 한가득이라 사고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
피트에 머신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에서,
누가 반칙하며 끼어들었느니... 누가 접촉을 했다느니... 페널티를 먹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더블스택의 장인은 바로 메르세데스.
메르세데스의 머신 성능이 다른 팀에 비해 압도적이라서 그랑프리 열었다 하면 1, 2 등이 메르세데스 머신이다.
그래서 세이프티카 상황이 나오든 안나오든 이 팀은 둘 다 동시에 피트로 부르는 일이 많다.
맨날 둘이 꼭 붙어서 1, 2등을 하니 메르세데스에게는 더블스택이 피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머신 속도도 비슷하고 같은 팀이라 타이어 전략 수립도 비슷하다보니... 마치 거울보듯이 둘이 똑같이 행동한다.
'F1' 카테고리의 다른 글
F1 용어사전 - KERS, ERS (0) | 2020.12.19 |
---|---|
F1 용어사전 - 페이 드라이버 (0) | 2020.12.19 |
F1 용어사전 - 헤일로(Halo), 쥘 비앙키의 유산 (0) | 2020.11.30 |
2020 벨기에 그랑프리 연습 주행 세션 결과 -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대멸망 (0) | 2020.08.30 |
F1 용어사전 / HANS(Head And Neck Support device) (0) | 2020.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