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이라는 스포츠는 돈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
어떤 스포츠든 돈은 많이 들어가겠지만 F1은 특히 심하다.
다른 스포츠들은 그냥 스포츠를 잘 하는 선수와 감독만 사면되는데,
F1은 드라이버며 엔진이며 섀시며 신경써야하는 것이 너무 많다.
심지어는 타 스포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연구개발비용’을 지출해야만 한다.
거기에다가 경기 수도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2020년에 F1 그랑프리는 22번 열렸다.
물론 차덕들의 희망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관객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화제성이 있기 때문에 광고비도 많이 벌어들인다.
그러나 벌어들이는 돈은 많을지 몰라도, 들어가는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래서 F1은 매년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9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다만 그 흑자의 규모가 F1의 총 규모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이 슬픈 사실이다.)
규모가 크기는 한데 투입비용이 크다보니 얻는게 없다는 것. 그러면 기업들이 왜 F1에 참가하는걸까?
페라리의 경우 태생이 F1 참가를 위한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모든 목적이 F1에 있다.
이 팀은 적자를 보든 흑자를 보든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F1에서의 명예뿐…
메르세데스의 경우는 자사의 우월한 자동차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참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팀도 적자든 흑자든 상관없이 모기업으로부터 풍부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맥라렌도 그렇고 르노도 그렇다.
레드불의 경우 ‘모든 익스트림 스포츠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레드불’이라는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하여 F1에 참가하고 있다.
레드불의 또다른 팀인 스쿠데리아 알파타우리도 레드불의 지원을 받는다.
위의 6팀은 매년 F1 활동을 위한 예산으로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
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위의 6팀을 제외하고는 모기업의 자금력이 압도적이지 않다. 게다가 모기업이 자동차 회사가 아닌 경우들이다.
그러니 늘 재정이 불안하고, 적자가 발생해도 치명적이다.
계속 적자가 나고 성과도 못내면 스폰서들이 뭐가 아쉽다고 그 레이싱 팀을 유지할까. 그냥 스폰 끊고 말지…
그래서 하위권 F1팀들은 어디서라도 자금을 끌어와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래서 생긴게 바로 ‘페이 드라이버’다.
‘페이 드라이버’는 F1팀에게 엄청난 갑부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갑부 본인이나 갑부의 자녀가 해당 팀의 F1 드라이버가 되는 것을 말한다.
말그대로 돈 대주는 드라이버라는 뜻이다.
돈으로 세계에 20개 밖에 없는 F1 드라이버 시트권을 하나 산다는 느낌이다.
당연히 F1 팬들은 이런 ‘페이 드라이버’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F1의 명예와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니까…
게다가 F2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집안이 슈퍼금수저가 아니라는 이유로 F1 데뷔 기회를 뺏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페이 드라이버’들이 없다면 F1팀들이 줄줄히 파산하고 해체할 것도 너무나 명백하다. 받아들여야하는 슬픈 현실인 것.
(사실 FIA가 F1을 주관하기 시작하면서 맺은 콩코드 협약이 너무 뭣같은 협약이라서 하위권 팀에게 수익이 안돌아가는 것도 이유이다.
버니 에클레스톤이라는 할배한테 F1의 대부분의 수익이 꽂히도록 설계된 협약이 콩코드 협약인데, F1에 참가하려면 아니꼬워도 이 협약에 싸인해야한다.)
F1의 페이 드라이버로는 하스 F1의 니키타 마제핀(러시아 대부호 드미트리 마제핀의 아들), 애스턴 마틴 레이싱의 랜스 스트롤(패션계 거물 로렌스 스트롤의 아들), 윌리엄스 레이싱의 니콜라스 라티피(캐나다 대부호인 마이클 라티피의 아들), 알파 로메오 레이싱의 로버트 쿠비차(개인 스폰서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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