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l의 7-8세대 메인스트림 CPU였던 7700K, 8700K와 비슷한 연산 성능을 보여주는 M1이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에도 탑재되었다.
그 외에도 LED를 소형화시켜서 명암비와 색표현에서의 강점을 극대화한 미니LED 또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되었다.
아름다운 성능만큼 가격도 정말 아름다운데... 미니LED 탑재 모델인 12.9인치 모델의 경우 137만9천원부터 시작한다.
12.9인치 Base모델의 경우
Apple M1 Processor
8GB Ram
128GB SSD
부터 시작한다.
램을 정말 짜게 넣어주는 것으로 유명한 애플인데, 랩탑급의 패드를 만들겠다면서 6GB램이나 넣어주는게 말이 되냐는 욕을 퍼먹고나니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이제 메인스트림 랩탑들이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8GB램을 탑재했다.
하지만 기본 저장공간은 128GB를 기본으로 하며, 역시 창조마진을 만들어내는 능력 어디 안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쨌든 8GB 램을 넣어준 것을 보니 아이패드를 랩탑급의 기기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싶어하는 것은 확실하게 알겠다.
애플의 이런 의도는 제품 사양 설명 페이지에서부터 드러난다.
자신들 상품의 램 용량 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않아서 소비자들이 직접 긱벤치 돌리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알아내는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이 직접 램 용량을 알려주었다.
애플은 "님들 이 아이패드는 진짜 랩탑급이라니까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랩탑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따지는 스펙이 램 용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애플도 이번에는 램 용량을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8GB 램 넣었다고 말을 안하면 사람들이 랩탑급의 태블릿이라는 홍보에 별로 동의하지 않을테니까,
애플도 울면서 램 용량 공개를 결심한 것 같다. 램 8기가 박으면서 마진 줄어드니까 팀 쿡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어쨋든 하드웨어는 공개되었다.
좋은 점으로는
터치 되고,
업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프로세서도 전력 소모 대비 최고의 전성비를 자랑하며 절대적인 성능도 웬만한 작업은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무게는 0.68KG정도로 매우 가볍다.
그리고 드디어 랩탑 레벨의 램 용량을 가지게 되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배터리타임이 전통적인 랩탑에 비해 짧은 10시간 정도라는 점
아이패드 프로를 랩탑으로 활용하게 만들어주는 매직 키보드의 무게가 0.71KG수준으로 아이패드 프로 본체보다 무겁다는 것
그래서 아이패드 프로 + 키보드의 무게가 1.4KG수준으로 맥북 프로 13형에 근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직키보드의 가격도 정말 '매직'이라는 것...
얘 도대체 어디다가 쓰냐?
이 아이패드 프로 발표를 보고나서 든 생각은 "도대체 이 어썸한 기기를 무슨 용도로 써야하냐..."는 것이었다.
좋게 생각하면
랩탑처럼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할수도 있고, 키보드와 분리해서 태블릿으로 사용할수도 있다.
그리고 각종 전문가급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있는 프로세서도 탑재되어있다.
이론 상으로는 만능 디바이스다.
하지만 안좋게 생각하면 어느 쪽으로든 어중간하다. 그리고 이 아이패드 프로를 어중간한 기기라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하드웨어에서 돌아갈 운영체제다.
그놈의 iPadOS...
애플은 이미 몇 년 전에, 그리고 지금도 macOS와 iPadOS의 통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마 이런 결정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애플의 맥북 라인업의 가격과 아이패드 프로+키보드의 가격은 굉장히 비슷한 편이다. 11형 아이패드 프로 + 키보드는 맥북에어의 가격대와 비슷하고 12.9형 아이패드 프로 + 키보드는 13형 맥북프로와 16형 맥북프로의 중간대 가격대를 형성하게 되며 자칫 OS를 통합하게 되면 서로 판매량을 잠식하는 팀킬을 일으킬 수 있다. 경영진은 OS 통합이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런데 iPadOS의 존재가 아이패드 프로의 랩탑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을 애플이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마 아이패드를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아이패드와 일반적인 랩탑의 사용용도를 구분짓게 만드는 이유를 무의식 중에 느끼고 있을 것이다.
랩탑 용도로 아이패드를 구입하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프로그램 UI의 크기와 위치를 사용자 임의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2. macOS와는 다르게 iPadOS는 파일 라이브러리 접근이 매우 불편하다.
3. 애플이 고수하는 iPad와 mac간의 장벽으로 인해 mac의 유용한 프로그램들이 iPad로 편입되지 않는다.
우선 첫번째 문제점부터 다루어보자. 랩탑의 일상적인 사용에서 사용자들은 여러가지 프로그램의 UI를 화면 속 임의의 위치에 보내버릴 수 있다.
이렇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 랩탑을 사용하는 것에는 랩탑의 이동성과 랩탑의 사용자의 화면 커스텀 가능성에 있었다.
아이패드는 랩탑의 이동성은 가지고 있지만, 화면 커스텀 가능성에 있어서는 0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화면에 표현되는 정보량을 제한해버린다.
물론 업데이트를 통해 앱 두 개를 동시에 표시할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리고 제스쳐를 통해 작은 앱들을 측면에서 불러올 수 있다고 하지만 역시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두번째로, Finder를 통해 mac 내부의 파일들을 그냥 둘러보거나 편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macOS와는 달리 iPadOS는 파일 관리가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 이는 다양한 파일을 관리해야하는 전문가급 작업에서 매우 큰 불편함을 가져온다. 2021년 6월 wwdc에서 ipadOS 15의 변경점 중에 파일 라이브러리 접근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모르겠으나, 현행 시스템을 계속 유지한다면 아이패드 프로를 전문가용 작업을 위해 구매하는 것은 돈낭비나 다름이 없게 된다.
세번째, 프로그램 풀의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애플이 arm 기반 프로세서인 m1을 자사 mac 라인업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던 것은 애플이 자체 제작한 전문가용 프로그램들이 아이패드에서도 구동가능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파이널컷, 로직같은 프로그램을 아이패드에서 구동할 수 있다면 아이패드를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패드용 전문가 툴을 공개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는 아이패드 구입을 꺼리게 만드는 아쉬운 점이다.
내가 언급한 저 3가지 문제점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첫번째 문제와 두번째 문제다. 프로그램 풀의 경우에는 써드파티 개발자들의 전문가 툴 개발에 애플이 지원을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첫번째와 두번째 문제는 아이패드 프로를 이용한 작업에서의 생산성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 나도 맥북 에어를 구입한 이유 중 하나가 아이패드가 사용자에게 너무 적은 권한만을 할당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정말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졌지만, 한계가 명확한 OS를 가지고 있는 것이 지금 아이패드가 처한 상황이다. 아킬레스의 몸을 가졌지만 두뇌가 금붕어인 상황이라 해야하나... 참 아쉬운 기기다.
애플은 자신들이 정한 로드맵을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기 때문에 WWDC에서 맥과 아이패드의 통합은 없을 가능성이 정말 높다. 그렇다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대해 지적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 지금껏 10년간 애플은 눈부신 성장과 성공을 거두어왔는데, 이번에도 맥과 아이패드의 사용자 풀을 겹치치 않게 하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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