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지급 방법의 중요요소 첫번째는 "현금지급"이다.
반드시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복지제도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부가
상당 부분 식료품 배금, 푸드스탬프와 같은 현물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현금지급이라는 발상은 정말 파격적인 생각인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기존의 복지나 기부와는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기본소득 논의를 진행시키는 것에 큰 걸림돌이 되는 요인에는 '개인에게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원을 하는 것'에 반감을 느끼는 사람이 상당수인 것도 분명히 영향이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이런 현금 지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기존의 소득보조와 같은 현금 공공부조 제도도 축소폐지하기를 원한다.
설령 그런 사람들이 기본소득에 찬성하더라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에는 격렬히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론자들의 논거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1. 기본소득으로 지급된 현금이 '술과 마약, 그 외 여러가지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 재화'에 소모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 가능성을 차단해야만 한다.
2. 따라서 의료적 지원, 생필품 지원이 여론의 지지를 더 잘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자. 현금지급도 분명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 않을까?
기본소득 현금지급론자들의 의견을 살펴보자.
1. 결제의 전산화가 이루어진 현대사회에서는 현물을 각 수혜자에게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보다, 현금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이 더 쉽고 합리적이며 공공기관의 관리 부담도 더 적다.
(이 논리는 보수-자유주의자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의 관리 부담 축소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자유주의자들이 기본소득을 고려하게 만드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2. 현금의 지급은 지역의 구매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현물 지급은 오히려 지역의 경제를 침체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왜냐하면 현물지급의 경우 사람들이 그 지역의 상점에서 다른 현물을 구입할 이유도 없고, 구입을 위한 현금도 없기 때문이다.)
3. 현물의 지급은 그 사람의 니즈(needs)를 100% 만족시킬 수 없으며 따라서 필연적으로 지급받은 현물을 재판매하는 2차시장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각종 폐단이 발생하게 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따라서 지급받은 현물이 필요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원하는 것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더 유연성있고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다.
이렇게 보니, 현금 지급도 그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현물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물론 기본소득 주장자들이 현물 지급을 100%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당장 굶어죽을 위기인 빈곤층과 빈곤지역에 현금을 주며 제대로된 시장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기다리는 것은 급한 불을 구경만 하는 방관자가 되는거나 다름이 없다.
이런 경우 현금지급의 도입보다는 사회 상태를 살피어 우선 현금과 현물을 조절해 지급하며 완전한 현금지급을 위한 안정적 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본소득론자들은 현물지급을 '현금지급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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