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시리즈들이 유료로 진행된 문자투표를 조작하고 최종 선발 11인 명단또한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난지 오래다.
지나가다 우연히 프듀 노래들을 들은 뒤 이 의문이 생겼다. 과연 투표조작만 문제일까?
이 프로그램 자체의 구조에도 문제가 많지 않았나?
애초에 이 프로그램은 공정한 대결이 가능한 프로그램이었을까.
보통 방송 프로그램 1회차의 방영 시간은 1-2시간이다. 프로듀스 101에 지원한 사람만 무려 101명인데, 이들 중 누가 화면 송출 시간을 많이 차지할지는 순전히 제작진들의 마음이다.
아무리 끼가 있어도 화면에서 안보여주면 그 끼는 없는게 되고, 없는 끼와 매력도 편집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엠넷 제작진들의 능력이다. 앞뒤 끼워맞추기와 영상 짜맞추기로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는 것이 악랄한 엠넷의 편집자들이다.
물론 프로듀스101 홈페이지가 각 연습생들의 자기 pr 영상이라던가 올리긴 했지만, 어쨋든 메인 이벤트는 본 방송이었고, 그 본 방송에 각 연습생들의 분량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따라 그 연습생의 생존 유무가 확 달라졌다.
가장 좋은 예시는 남성 프로듀스101의 윤지성과 박지훈이 있다.
호들갑, 개그 캐릭터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 그 캐릭터를 바탕으로 11위 안에 들어서 데뷔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결국 그 개그 캐릭터로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윤지성의 반응을 엠넷이 계속 화면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지성의 화면 분량이 다른 연습생에게 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결과는 모르겠지만 윤지성에게 힘든 경쟁이 되었을 것임은 확실하다.
박지훈의 경우 101명의 단체 댄스의 마무리 이후 마지막 화면 클로즈업에서 윙크를 하는 장면을 엠넷이 화면에 넣으면서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만약 넣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넘쳐나는 끼를 통해 수월하게 데뷔에 성공했을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저 장면이 방송을 타지 않았다면 더 힘든 경쟁이 그 앞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엠넷 프로듀서들은 단순히 문자투표 조작 뿐만이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자신들이 가진 편집권 전권)을 통해서도 대중들의 선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이 프로그램은 근본부터가 왜곡이 가득한 프로그램이었던 것 아닐까.
우리는 과연 독립적인 주체로써 제대로 연습생들에게 투표한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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